[수류화개] ‘평생 수행자’ 연관 스님   2022-06-22 (수)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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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수행자’ 연관 스님이 암 걸린 뒤 죽음을 맞이한 방식은…

수행하면서 짬짬이 한문 불교 서적 번역
마지막 다가오자 스스로 곡기 끊고 죽음 맞이
유언은 “통장 남은 돈, 적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17일 오전 부산 관음사에서는 경북 문경 봉암사 선덕(禪德·선원의 어른)인 연관(然觀·73) 스님 영결식이 열렸다. 연관 스님은 이틀 전 관음사에서 입적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에는 통도사에서 다비식이 진행됐다. 유해는 스님 유언에 따라 지리산과 섬진강에 뿌려질 예정이다. 영결식 관계자는 “스님이 평생 사랑했고 오래 머물렀던 장소”라고 했다. 연관 스님의 마지막 유언은 “적지만 통장에 남은 금액을 어려운 이웃에게 회향해달라”는 것이었다.

연관 스님은 불교계의 큰 어른이었다. 한문에 밝아 중국 명나라 고승 운서주굉의 ‘죽창수필’을 시작으로 ‘금강경간정기’ ‘선관책진’ 등 수많은 불교 서적 번역본을 남겼고, ‘조계종 표준 금강경’ 편찬에도 참여했다. 1995~2002년 전남 남원 실상사 화엄학림(화엄승가대학원) 학장을 지냈고, 전국의 선원(禪院)에서 40안거(安居)를 수행했다. 불교계 관계자는 “스님은 신도를 일절 두지 않는 독거 수행승이셨고, 1년에 8개월 정도를 수행했다”며 “불교계 큰 별이 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비식이 열린 통도사의 주지 스님은 “연관 스님의 마지막을 이곳에서 보내드리게 돼 영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교계에서는 스님이 세상을 떠난 방식이 화제가 됐다. 암 전이가 발견된 상황에서 항암치료 대신 곡기를 끊고 물도 마시지 않으며 스스로 마지막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일주일 전쯤부터 곡기를 끊고 물과 차만 마시다가, 마지막 사흘간은 아예 물도 끊었다고 한다.

입적 하루 전날(14일) 스님과 만났던 수필가 구영회(전 MBC 보도국장·70)씨는 “평생 집착을 버리는 수행을 해온 스님다운 마지막이었다”며 “여느 사람들이 마지막에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과 달리, 스님은 평생 수행을 해온 분답게 입적 하루전까지도 의식이 또렸했고, 찾아온 이에게 눈빛으로 작별을 고했다”고 말했다. 구씨는 스님과 30년전 지리산에서 우연히 만난 뒤 지금껏 인연을 이어온 인물이다.

구영회씨는 “스님이 여러 권의 중국 불전을 번역하면서 한국의 후배 스님들에게 큰 도움이 됐고, 한국의 불자들이 불교에 관심을 갖는 데에도 큰 이바지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행 기간 동안 대부분의 스님들은 잠을 많이 주무시지 않는다. 그 짧은 휴식 시간에도 연관 스님은 주무시지 않고 밤새 컴퓨터 앞에서 번역 작업을 하셨다”며 “그래서 ‘잠은 언제 주무시냐’고 물은 적도 있다”고 했다.

연관 스님은 지리산 둘레길 조성에도 묵묵히 힘을 실어 준 것으로 전해졌다. 구씨는 “둘레길 조성 당시 스님은 수년간 둘레길 개척 관계자들과 함께 걷고, 텐트를 치고서 숙박을 하는 등 관계자들과 부대끼며 둘레길 조성을 도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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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